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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파편'에 스페인도 결국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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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파편'에 스페인도 결국 휘청

입력
2012.05.2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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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은행권 부실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폭락, 정부가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 스페인이 결국 그리스와 같은 구제금융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금리도 이날 구제금융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에 육박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방키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90억유로(약 28조원)의 구제기금 지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45억유로를 들여 방키아 지분 45%를 인수했지만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가 추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이 극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은행권 부실 해결을 위해선 공적자금 투입 외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현금 대신 국채를 방키아에 직접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그리스도 내셔널뱅크, 알파, 유로뱅크, 피래우스뱅크 등 4대 은행에 총 180억유로어치의 국채를 공급했다. 이렇게 하면 은행들은 국채를 유럽중앙은행(ECB)에 담보물로 제공해 유로를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자금조달을 위해 고금리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유럽연합(EU)의 자금으로 자국 은행을 구하겠다는 속셈이라 다른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방키아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9% 이상 추락했다가 12% 하락한 채 마감했다. 방코포퓰라르를 비롯한 다른 은행들의 주식도 폭락했다. 포렉스닷컴의 캐틀린 브록스 조사책임자는 "스페인 은행들이 자칫하면 좀비 은행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도 18bp 오른 6.47%까지 치솟았다. 자금조달 비용이 7%를 넘을 경우 아일랜드와 그리스처럼 구제금융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라호이 총리는 불안을 잠재우려는 듯 "EU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시장에서는 외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규모 4위국인 스페인이 무너질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은 그리스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경고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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