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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시민 영웅 만들기 전력투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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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시민 영웅 만들기 전력투구… 왜?

입력
2012.05.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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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민 영웅 만들기가 한창이다. 자기보다 남을 우선하며 선행을 실천한 시민을 '가장 아름다운 교사, 사병, 소녀' 등으로 명명한 뒤 관영 언론들을 동원, 대대적인 선전전을 펴고 있다. 한편에선 이타심과 도덕이 땅에 떨어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중국 언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사람은 '가장 아름다운 교사'로 불리는 장리리(張麗莉·29)이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자무쓰(佳木斯)시 제19중학교 국어교사인 장씨는 8일 학교 정문 앞에서 버스에 타려던 아이들이 3중 연쇄 추돌 사고로 버스에 치일 순간 몸을 던져 학생들을 밀쳐냈다. 이 사고로 그는 사경을 헤맸고, 결국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의 미담은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교육부는 장씨에게 우수 교사상을 수여했다. 전국에서 장씨를 돕자는 성금이 답지, 모금액이 923만위안(17억1,600만원)을 넘었다.

또 다른 주인공은 누리꾼에게서 '가장 아름다운 경비부대 사병'이란 호칭을 얻은 가오티에청(高鐵成ㆍ24)이다. 그는 18일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賓)시 난강(南崗)구의 국수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던 중 갑자기 식당에서 가스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자 세차례나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인명을 구했다. 당시 그는 휴가를 나왔다 귀대하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머리와 얼굴, 목, 양쪽 팔과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인터넷엔 '화마가 당신의 얼굴은 망가뜨렸지만 마음까지 해치진 못했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간쑤(甘肅)성 민(岷)현의 메이촨(梅川) 중학교의 14세 여학생인 량춘샤(梁春霞)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 아이'로 불린다. 그는 10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폭우로 평소 30㎝의 도랑 폭이 1m로 커지고, 물살도 거세지자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슈춘창(舒春强)이 먼저 자신의 다리와 무릎을 밟고 건널 수 있도록 돕다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 량은 다행히 아랫마을 모래 사장에서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선행을 베푸는 이들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는 것은 최근 중국 지도부가 도덕을 강조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물질 만능주의와 함께 남에게 무관심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사회 풍조가 팽배해져 있다.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 것도 도덕의 붕괴 때문이란 지적이다. 중국공산당 잡지인 '추스'(求是)는 올해 세차례나 도덕 건설을 통해 국가 사회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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