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입사원 열 명중 여섯 명이 현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슈퍼엔고 등의 영향으로 취업난이 계속되자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8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생산성본부가 3, 4월 신입생 연수에 참가한 2,089명에게 실시한 '젊은이 의식 앙케이트'조사 결과 60.1%가 이 같이 답했다. 2000년 조사에서는 현 직장에서 평생 일하겠다는 응답자가 20%대에 그쳤다. 이 회사가 1990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조사는 신입사원의 성향을 분석하는 척도로 알려져 있다.
조사에서 평생직장을 삼겠다는 답변이 6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안정을 지향하는 젊은이들의 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기회가 있다면 전직하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32.2%에서 올해는 26.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0년 51.6%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직장=언제든지 옮길 수 있는 곳'이라는 개념은 2004년 정점에 달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2006년부터는 '직장=평생 일할 곳'이라는 개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내에서 출세하기보다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 독립하는 편이 낫다는 응답자가 역대 가장 낮은 비율인 12.5%에 그친 것도 이를 입증한다.
전문가들은 "불황지속으로 감원이 잇따르는 현실을 의식해 일본 젊은이들이 평생직장관을 갖는 동시에 출세지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생산성본부의 2010년 조사에서는 신입사원 40.6%가 자신의 양심에 반해도 상사의 지시에 따른다고 했고, 70%는 하기 싫은 일도 참고 한다고 답해 어떻게든 회사에서 살아남겠다는 세태를 드러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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