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해자가 농약인 줄 알고도 마셨을 가능성"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교제 중이던 여성에게 농약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이모(51ㆍ농업)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농약 그라목손인티온은 색깔이 뚜렷하고 냄새가 지독해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던 피해자가 이를 다른 음료로 오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해자는 그릇에 담긴 액체가 농약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셨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자신과 사귀던 A씨가 전 남편과 여전히 성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지난해 8월 전북 정읍시에서 A씨에게 음료로 속인 농약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