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이후 관람객이 예상보다 크게 적어 불안에 떨던 2012 여수세계엑스포에 27일 황금연휴를 맞아 11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하지만 호사다마랄까, 인파가 몰리면서 아쿠아리움 등 인기 전시관의 사전 관람예약이 조기 마감되자 화난 관람객들이 입장료 환불을 요구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엑스포 조직위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주요 8개 전시관에 대한 사전예약(30%)분을 뺀 나머지 70% 예약이 이날 오전 8시부터 85대의 현장예매기기(미디어 키오스크)를 통해 이뤄졌으나 1시간 만에 예약이 완료되면서 관람객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전국에서 온 관람객들은 오전 일찍 입장할 경우 키오스크를 통한 전시관 2곳의 현장예약이 가능하다는 조직위 안내를 믿고 찾았지만 막상 개장 5분만에 현장예약이 마감돼 사전예약 전시관을 관람할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에서 가족 4명과 함께 기차로 이날 오전 9시에 도착한 김모(41)씨는 "기대했던 아쿠아리움과 한국관 등 전시관은 이미 모두 연장예약이 만료됐다"며"오전 9시면 두 곳의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놓고 사과도 없어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항의했다. 성인 기준 3만3,000원인 여수엑스포 입장료로 전체 72개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으나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인기 전시관을 볼 수 없게 되자 관람객들의 화가 난 것이다.
이처럼 현장예약이 조기 매진되자 박람회장 곳곳에서는 엑스포 운영요원들에게 고성과 삿대질 등 항의하는 사례가 빗발쳤다. 조직위 사무실에는 성난 관람객 300명이 몰려와 책임자 사과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관람객들은 조직위 1층 로비와 사무실, 2층 회의실 등을 점거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물리적 충돌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에 조직위의 요청을 받은 경찰이 조직위 사무실에 30여명의 경찰력을 긴급 투입했다.
현장 상황이 험악해지자 박람회 조직위는 급기야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낮 12시부터 사전·현장 예약제를 모두 폐지하고, 폐막 시까지 100% 선착순 관람제로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예약문화 선진화를 위해 주요 전시관을 예약제로 운영해 왔지만, 폐지결정에 따라 8개 전시관 모두 선착순으로 전환돼 긴 대기 행렬은 불가피하게 됐다. 조직위 관계자는"예약제 폐지로 항의는 줄겠지만, 또 다른 쪽은 '예약하면 될 일을 왜 뙤약볕에 4시간, 5시간씩 기다리게 하느냐'는 또 다른 항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직위 측은 또 관람객들의 환불요청에 따라 환불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여수엑스포 개장 16일째인 이날 오후8시 기준 입장객은 10만9,580명으로 하루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고, 누적 관람객은 74만6,578명으로 집계됐다.
여수=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