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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로 3년 연속 칸 진출 유준상 "늦게 온 전성기 잘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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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로 3년 연속 칸 진출 유준상 "늦게 온 전성기 잘 지켜야죠"

입력
2012.05.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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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넘쳐났다. 답변마다 호탕한 웃음이 추임새처럼 따라 붙었다. 인기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촬영 때문에 짬도 못 내던 일상에서 잠시 탈출해서일까.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다른 나라에서'(감독 홍상수)로 3년 연속 칸을 찾은 기쁨 때문일까. 26일 밤(현지시간) 칸 숙소에서 만난 유준상(43)은 여유로웠다. 칸 근교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직후여서인지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이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유준상은 연기 생활 절정에 올라있다. 시청률 40%에 육박하고 있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부드러운 남자 방귀남으로 그는 '국민 남편'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21일 칸영화제에서 공식 상영한 '다른 나라에서'에 대한 해외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본 관객들이 영화 속 그의 영어 대사 '아이 프로텍트 유'를 한국식 발음으로 따라 하기도 했단다.

그도 전성기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40대 중반을 앞두고 이런 큰 사랑을 받긴 드물 것"이라고 말했고, "이렇게 놀라운 사랑은 큰 축복"이라고도 했다. 그는 "어떻게 온 전성기인데… 잘 지키고 싶다"는 바람까지 드러내며 크게 웃었다.

남들은 인기 내리막길을 걸을 나이에 오히려 더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유준상은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를 잘 안 해주는" 아내(배우 홍은희)에게 공을 돌렸다. "어떻게든 아내에게 칭찬 듣고 싶어 오기로 노력"하다 보니 늦바람 인기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내가 출연한) 뮤지컬 공연을 보고선 아내가 아무런 평가를 안 하면 잘 될 때까지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아내가 내게 채찍이 되고 큰 힘이 됐지요."

행운도 무시할 수 없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출연엔 인간관계가 많이 작용했다. 오래 전부터 드라마를 함께 해보자던 김남주의 제안과, "네가 내 아들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윤여정의 권유가 출연의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유준상은 "대본 잘 쓰기로 소문난 박지은 작가라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일상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고 가족들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내용이라 인기가 있는 듯하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처음엔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김남주씨와 호흡이 딱 맞아 연기에 탄력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격은 귀남과 같은 면이 있지만 현실에선 별로 집안에 보탬이 되는 일을 안 한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노력과 행운으로 최근의 인기를 얻었다고 하나 그는 재능 많고 다방면에 욕심이 많은 배우다. 일찌감치 뮤지컬 무대에 올랐고,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칸에 와서만 40장의 그림을 그린" 그에게 홍상수 감독이 던졌다는 말. "준상이는 가만히 있질 못해."

그는 "다시 태어나면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차로 이동 중에 기타 치며 작곡을 하기"도 한다는 그는 "밴드를 만들어 전국 순회 공연을 하고 싶은 꿈이 최근 생겼다"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에서 자신이 작곡한 짧은 영어노래를 기타 연주와 함께 부르기도 한다. "만일 영화 개봉해서 반응이 좋으면 노래를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으려고요. 이 선생님(함께 연기한 프랑스 배우 이사벨 위페르)과 뮤직비디오용으로 영화와 무관하게 따로 찍어 놓은 장면들이 있어요."

유준상은 최근 대학 1학년 때부터 써온 일기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집 <행복한 발명> 을 출간했다. 원래는 어른도 즐길 수 있는 동화책을 먼저 쓰고 싶었으나 작가 이력을 없어 에세이집을 먼저 냈다고 한다. 그는 "책으로 얻는 수익금은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기 아닌 다른 재능으로 버는 돈은 무조건 기부할 생각"이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긴 책을 뒤적이다 저를 위해 남기신 글을 발견했어요. 당시 제겐 엄청 큰 힘이 됐죠. 저도 아이들을 위해 가끔 책 빈 공간에 글을 적어요. 제가 낸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해서 힘을 얻고 문제를 풀어가면 좋겠어요."

칸=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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