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언론담당자로 선임함에 따라 안 원장의 향후 대선 캠프에 들어갈 인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안 원장 측근의 면면을 보면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면모를 띠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안 원장이 야권 전체를 기반으로 폭넓은 행보에 나설 것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유 전 관장만 해도 야권의 주요 세력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는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공보 및 연설 담당을 맡았다. 또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김근태계와 친노 진영, 박원순 시장 등과 연(緣)을 맺고 있는 셈인데 실제 안 원장이 이들 세력과 물밑 교류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특히 안 원장과 김근태 인맥과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4ㆍ11 총선에서 안 원장은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한반도재단 이사장을 공개 지지했다. 안 원장은 또 측근인 한반도재단 이사 출신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을 통해 재단 측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안 원장의 공개 지원군이나 다름없다. 오랜 인연을 쌓아온 두 사람은 시장 선거 당시 안 원장이 선거 지원을 해 더욱 관계가 깊어졌다. 박 시장은 지난달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면 당연히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 시장 쪽 사람들은 언제든지 안 원장 캠프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안 원장은 또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을 통해 여성계 및 김대중 전 대통령에서 이어진 정통 야당 인맥과도 연결돼 있다. 평민당 총재권한대행 등을 역임한 여성 운동계의 대모인 박 이사장은 최근 민주통합당의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 등을 자택으로 불러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면에서 안 원장이 "김 전 대통령과 김 전 고문, 박 시장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야권 세력을 창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이른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유력 대선주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친노 진영은 안 원장과 일단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하지만 친노 진영도 대선 레이스 막판에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안 원장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전날 합류한 유 전 관장 등 안 원장과 친노 진영의 교집합 인사들이 모종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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