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4층에 위치한 기업인전용 업무휴식공간인 CIP라운지. 기업인 A씨가 출국에 앞서 이 곳에 들어선다. 항공사 직원이 있는 입구 체크인카운터에서 기업인 CIP카드를 내밀자, 티켓팅과 함께 수하물 수속까지 손쉽게 이뤄진다. 실내로 들어서자 고급스런 원목가구로 조성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다.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 PC이 테이블 곳곳에 놓여있다.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컨퍼런스룸도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음료, 다과 등도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 업무를 처리하던 A씨는 탑승시간이 되자 라운지 내 마련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출국장으로 내려가 CIP카드를 보여주며 출국심사대를 5분 만에 빠져나갔다. A씨는 "기업인들은 시간을 쪼개 외국출장을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항공기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업무를 볼 수 있고 항공기 타는 시간도 30분 이상 단축돼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국내 공항에 상위 1%를 위한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서비스를 특혜로 여겨 도입에 소극적이었으나,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천명한 후 공항도 변화를 맞고 있다.
인천공항은 2008년 도입한 CIP라운지(397㎡ㆍ총 72석 규모)를 올초 2층 여객터미널에서 출국장과(3층)과 접근성이 좋은 4층으로 옮기고 출국 원스톱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라운지 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체크인카운터시설을 갖추고 담당직원이 상주하면서 탑승권을 발급하고 수하물도 접수해줘 이 곳을 이용하는 기업인들은 라운지에서 곧바로 출국장으로 갈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 개선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239명에서 255명으로 늘었다. 이 원스톱서비스는 CIP 전 회원(기업인 1,401명)에게 제공되고 있다. 또 출국장이 소재한 터미널3층 6번 현관 도로변에 기업인전용 차량 정차공간도 마련했다.
인천공항에는 신세계백화점이 마련한 '신세계 라운지'도 있다. 4월에 개관한 이 라운지는 여객터미널 2층 중앙에 있으며 291㎡ 규모로 40~50명 수용이 가능하다.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신세계백화점 VIP회원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고객도 입장료(5만원)만 내면 식사를 포함한 전체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라운지는 호텔 요리사가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 '1:1 고품격 케이터링' 서비스뿐만 아니라 휴대폰 충전기, 멀티 어댑터 등 여행용품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겨울 코트 보관 서비스나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포공항은 올 하반기 자가용 비행기 이용자를 위한 VIP 센터공사에 들어간다. 국제선 옆 부지 7,000㎡에 B737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와 터미널을 건립해 내년 문을 열 계획이다. 이 VIP센터에서 자가용 항공기 이용자는 항공기 정비, 급유, 입출국 수속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구매력이 큰 해외 부호나 연예인, 기업인들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와 김포공항을 이용할 경우 관광ㆍ쇼핑수입은 물론 투자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돼 이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자가용 비행기 이용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2007년 706회에서 지난해 1,000회로 늘었고, 2015년에는 4,000회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일본 등 주요 공항들은 특별 전용 서비스 센터를 이미 구축ㆍ운영하고 있어 그 동안 항공업계에선 이 같은 서비스 체계 구축을 요구해왔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민정서가 특권계층에 대한 특혜로 비춰져 못했지만 지금은 국가 경쟁력 제고와 함께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줘 다양한 형태로 공항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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