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수족관을 탈출, 도쿄만을 떠돌며 '탈주극'을 벌인 생후 1년 된 펭귄이 80여일 만에 붙잡혔다. 일본 언론은 펭귄이 야생 생활을 하고도 무사 생환한 것은 기적이라고 전했다.
25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3월초 도쿄도 에도가와구 가사이린카이 수족원에서 훔볼트 펭귄이 직원이 먹이를 주는 사이 2m 높이 펜스의 틈 사이로 빠져 나갔다. 당시 우리에는 135마리의 펭귄이 있었다.
수족관의 관리번호를 따 '337번'으로 불린 이 펭귄은 이후 도쿄만 일대 레인보우브리지, 하루미 부두, 가나마치정수장 등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되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생포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특히 도쿄만 일대는 선박의 왕래가 잦아 스크루 등에 휘말려 다치거나 육지 동물의 습격을 받을 우려가 있어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족관 측은 24일 펭귄이 에도가와구 교토쿠교 인근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직원 2명을 급파, 오후 4시20분께 하천 부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펭귄을 발견하고 1시간 가량 추격한 끝에 맨손으로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수족관 관계자는 "건강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체중도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펭귄이 시속 30㎞ 속도로 헤엄쳤기 때문에 바다에서 포획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홀로 생존하기가 어려운 위험한 상황에서 80여일을 버텼는데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펭귄 연구자들의 모임인 펭귄회의의 관계자는 "훔볼트 펭귄은 새벽에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일몰 후 육지의 보금자리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다"며 "아침에 출근하는 샐러리맨과 같은 습성 때문에 포획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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