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 스튜디오, 레고랜드, 이랜드파크… 2015~2016년까지 국내에 매머드급 테마파크가 3곳이나 들어선다. 국내는 물론 중국 동남아 관광객까지 겨냥해 초대형 놀이시설을 만든다는 것인데, 정말로 동북아 '허브'파크가 될 지 아니면 자칫 과잉투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사업이 진척된 곳은 2016년 경기도 화성에 들어설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어와 롯데그룹이 손잡고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토지공급조건 합의가 끝나 올해 9월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면적은 축구장 50여개 규모인 420만109㎡로 여의도 면적의 1.4배쯤 된다.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7배,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6배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2015년 개장 목표인 '레고랜드 코리아 춘천'은 세계적 장남감회사인 레고의 테마카프다. 강원도 춘천 119만4,000㎡의 부지에 들어서며 레고랜드와 함께 호텔, 워터파크 등이 조성된다. 영국 멀린사가 1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조성 준비를 위한 특수목적법인(Pre-SPC)이 조만간 설립될 전망이다.
가장 진척이 더딘 곳은 이랜드파크. 이랜드그룹은 1년 전 "330만m²(약 100만평)가 넘는 초대형 테마파크를 2015년까지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부지 선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테마파크 이용객 수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디즈니랜드에 버금가는 대규모 테마파크가 3곳이나 들어서면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을 염두에 뒀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규모에 비해 더구나 삼성에버랜드와 롯데월드가 있는 상황에서 3개의 초대형 테마파크가 추가로 들어선다는 건 '오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2년부터 매년 를 출간해 온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2002년 테마파크 이용 인구가 3,05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04년 2,536만명, 2007년 2,071만명 등으로 계속 줄어왔다"면서 "지난해 2,433만명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대규모 테마파크가 동시에 들어서면 출혈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도 90년대 이후 테마파크가 여러 곳 들어섰지만 이용객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테마파크는 워낙 투자비가 크고 유지보수비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테마파크도 큰 이익이 나지 않고 간신히 수지를 맞추는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자체에서 민선 단체장의 업적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진행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USKR 관계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단순히 테마파크만 짓는 것이 아니라 워터파크, 테마호텔, 리테일, 골프장 등을 갖춘 종합 관광단지로 조성된다"면서 "최근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과 주5일제 시행에 따라 하루쯤 숙박을 하고 오는 '체류형 가족 관광객' 증가를 고려하면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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