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 토론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시민의 질문에 말 돌리기로 일관해 '종북(從北)'의혹을 키운 통합진보당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가 25일 북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당선자는 이날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일반적으로 죄악시하는 식으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애매한 답변으로 3대 세습 등을 두둔하는 속내를 내비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구당권파인 이 당선자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한 문제는) 언제든지 답변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확한 답변을 피하거나 모호한 설명을 늘어놓는 태도는 계속됐다. 이 당선자는 "남쪽의 시각에서 보면 선출을 통해 어떤 권력이 형성되는데 북은 그런 과정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남쪽에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세습 형태로 나타나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저희들의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것(선출 과정)이 투명한지 불투명한 건지 자체가 워낙 장벽에 가로막혀 있어서 남쪽에서는 알 수가 없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이양 과정이 불투명한 것이란 근거가 없다는 주장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이다.
이에 진행을 맡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안 보인다는 건 불투명한 것이 아니냐. 북쪽에서 아무리 투명하다고 주장해도 바깥에서 보이지 않으면 불투명한 것이니 그 논리대로 하면 3대 세습에 비판적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당선자는 "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수긍하는 듯 했으나 곧이어 "상대가 어찌됐든 휴전선에서 대치하고 있고 통일 대상으로 교류와 협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보다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군사용이든 발전용이든 핵 없는 세상을 지향한다. 남쪽에 있는 핵도 반대하고 북쪽에 있는 핵도 당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인터넷 등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화법으로 진의를 속이거나 회피하고 있다""애매한 답변 자체가 종북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유권자와 소통하는 대중정치인의 자세가 없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신당권파인 박원석 새로나기특위 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애국가 부르기에 이어 당 차원의 국립 현충원 참배는 어떠냐'는 질문에 "종북, 주사파라는 공격이 있다는 이유로 그 동안 하지 않던 의식을 일부러 할 필요는 없다. 부당한 강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수언론이나 우리 당을 종북주사파 집단으로 매도하려는 이념적 공격에 대해서는 추호도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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