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경인아라뱃길 애물단지 안되도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경인아라뱃길 애물단지 안되도록

입력
2012.05.24 12:05
0 0

서해와 한강을 잇는 국내 첫 내륙 뱃길인 경인아라뱃길(옛 경인운하)이 우여곡절 끝에 오늘 개통한다. 인천 굴포천 대홍수(1987년)를 계기로 시작됐으나 2004년 환경오염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된 것을 이명박 정부가 명칭을 바꿔 재개한 지 3년 반만이다. 총 사업비 2조2,500억 원이 투입된 대형국책사업이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나 그러기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물류비 절감, 관광수입 증대, 홍수 예방 등 1석3조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반쪽짜리 운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7개월 동안의 시범운영에서 드러났듯이 물동량 확보가 쉽지 않다. 인공수로로 수심이 6.3m로 비교적 얕아 대형화물선 운행이 어렵다. 물류 운반시간은 육상운송과 비교해 4 배정도 더 소요된다. 화물을 대량운송 하지도 못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경쟁력이 생길 리 없다. 현재 고작 화물선 4척이 운행할 뿐이어서 인천과 김포터미널 컨테이너 부두는 한산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오늘 열리는 개통식이 썰렁해질까 터미널에 빈 컨테이너를 야적하도록 해운회사에 요청했겠나 싶다.

유람선 관광도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한강르네상스사업 전면 재검토로 서울 여의도와 용산까지 들어오는 당초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18㎞의 물길 양 옆으로 두 시간 동안 제방만 바라보고 있어야 할 정도로 볼거리가 빈약하다. 여기에 수질오염, 주변지역과의 연계 미흡, 인구유입시설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라뱃길이 완공되면 3조원의 경제생산유발 효과, 2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물류기능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 일본뿐 아니라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지로 다양한 노선을 개발하고 선박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 뱃길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오게 만들어야 한다. 장밋빛 전망은 고사하고 아라뱃길이 국민 혈세만 계속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