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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맞추기도 빠듯" 불황에 폐차장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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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맞추기도 빠듯" 불황에 폐차장들 울상

입력
2012.05.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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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서 직원들 인건비 맞추기도 빠듯해요.”

직원 30여명을 고용해 1980년 중반부터 영업을 해온 경기 수원 S폐차장 전무이사 권모씨는 폐차업을 시작한 이래 요즘처럼 힘들 때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지역 최대 규모 폐차장 중 하나인 S폐차장은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달 1,500대 이상 폐차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요즘은 700~800대를 처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S폐차장 관계자는 “경기도 나빠지고 기름값도 오르면서 아예 차를 타고 다니지 않거나 폐차 시점을 미루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경기가 나빠지면 폐차가 늘어났는데 요즘은 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폐차가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S폐차장처럼 규모가 큰 업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가족단위나 직원 2~3명을 고용해 운영하는 소규모 폐차장은 최근 들어 절반 이상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성남 A폐차장 관계자는 “중고차 해외 수출이 늘어나기 전과 비교하면 80~90% 가량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상황이 어렵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될 정도”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폐차장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24일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이하 폐차장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의 폐차 대수는 6만2,985대로 전달보다 10%쯤 감소해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협회 역시 폐차 대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심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를 우선으로 꼽았다. 폐차장협회 관계자는 “2000년 초 국내 중고차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길이 열리면서 30% 이상 폐차 물량이 줄었는데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또다시 폐차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보유 대수가 계속 증가추세인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폐차물량은 수치상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욱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폐차 물량이 줄어들면서 차량 중고부품 수출업체 역시 울상이다. 중고부품을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뛰어 물건을 팔아봐야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중고차량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김모씨는 “차량에 연료분사 역할을 하는 인젝터 재생품의 경우 차종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과거 10만원 선이면 구입을 했는데 요즘은 20만원에도 구하기 힘들다”며 “특정업체 차량의 경우 아예 중고 부품을 구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신품을 중고가격에 납품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숨을 토해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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