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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파 실종속 남경필·정두언 등 4인, 자칭 '진보 우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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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파 실종속 남경필·정두언 등 4인, 자칭 '진보 우파' 주목

입력
2012.05.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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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개원 초기였던 2008년 9월4일, 국회 의원회관 125호에 한나라당 개혁 성향 초선 의원 12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거수기' 투표 반대, 낡은 정치 극복, 일하는 국회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쇄신파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민본21'이 출범하는 순간이었다.

민본21을 근간으로 한 쇄신파에 대해선 엇갈린 시선이 있지만 민생 정책과 당내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친박계와 연합해 구주류를 누른 작년 원내대표 경선을 기점으론 정치적 발언권도 강화됐다.

하지만 19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 쇄신파 목소리는 듣기 어렵게 됐다. 우선 세력 규모가 축소됐다. 한때 20명에 육박했던 쇄신파 의원 중 8,9명 정도만 여의도 귀환에 성공했다. 생존한 쇄신파 의원들의 이름 앞에도 '쇄신' 대신 '신박(新朴)'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다. 새로운 친박계가 됐다는 뜻이다. 최근 당이 '박근혜당'으로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있는데도 한때 쏟아지던 쇄신파의 견제구는 온데간데없다.

이런 가운데 남경필(5선) 정병국(4선) 정두언(3선) 김태호(재선) 의원이 새누리당 내 '진보 우파'를 자처하고 나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들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12월 대선 승리와 외연 확대 방안 등을 놓고 논의했다. 정병국 의원은 23일 "대선은 어떤 특정인이 나온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대선 승리와 향후 국가 개조를 위한 각자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단 모임 이름을 '새누리 진보파'로 정하고 모임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과의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권력에 대해 비판과 견제를 해야 '쇄신파'라 할 수 있는데 지금 당내엔 그런 목소리가 없다"며 "수구우파가 다수로 보이는 당에서 진보 우파의 길을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네 사람이 동시에 만난 것은 처음으로 이들의 정치적 중량감을 고려할 때 향후 대선 정국에서 보폭을 맞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김 의원에 대한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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