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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진보당/ "종북이냐" 물으면 똑같이 동문서답하는 구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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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진보당/ "종북이냐" 물으면 똑같이 동문서답하는 구당권파

입력
2012.05.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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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가 22일 북한의 3대 세습 등에 대한 시민의 질문에 말 돌리기로 일관해 '종북(從北)주의' 의혹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북한 체제 비판에 대해선 입을 다물거나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던 구당권파의 행태를 그대로 반복했기 때문이다. 2000년 대법원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혁당 내 수도남부지역사업부 책임자였고,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는 경기남부위원장이었다. 이들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함께 구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 당선자는 이날 저녁 통합진보당 사태를 다룬 MBC '100분 토론'에 패널로 출연했는데, 여기서 여성 시민논객의 질문을 받았다. 시민논객은 "구당권파의 종북주의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며 "북한 인권이나 3대 세습,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이 당선자의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 당선자는 이에 "종북이란 말이 횡행하고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의 색깔론이 재연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며 "사상 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과 프레임 자체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에 한번 가봤는데 온통 회색빛이어서 충격이었다" "북한을 협력과 교류의 상대로서 바라보는 관점에서만 (북한을) 비판할 수 있다"며 핵심에서 벗어난 답변을 이어갔다.

시민논객은 "말을 돌리지 말고 정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재차 요구했고, 토론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국회의원은 유권자를 대표하기 때문에 (의원 후보자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유권자의 질문에 양심의 자유를 얘기해선 안 된다"며 "답변을 하지 않으려면 공직에 나와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결국 이 당선자는 "질문 자체가 남북 대치 상황을 평화적인 관계로 끌어갈 건지 악화되는 관계로 끌어갈 건지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이라며 끝내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방송 직후 인터넷 공간 등에선 "동문서답 횡설수설을 하고 답변을 유보하는 것이 진보냐",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갖는 문제에 왜 당당히 의견을 내놓지 못하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또 네티즌들은 직설적 질문을 던진 시민논객에겐 '돌직구녀'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석기 당선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선)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 이라고 말해 종북주의 논란을 부채질했다. 그는 "(나에 대해) 종북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훨씬 더 문제" 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도 "6ㆍ25가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질문에 "역사적 논쟁들이 있는 만큼 좀더 치밀하게 생각해 나중에 답변 드리겠다"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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