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기술적으로 핵실험을 할 준비를 갖췄다는 국방부의 평가가 나왔다. 전날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핵실험을 예견한 적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국방부는 북한이 실험시기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방중(訪中)계획을 고려한 시기 조절이라는 해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북한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언제라도 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보고 있다"며 "다만 현재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한 북한의 사정상 실험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쪽, 서쪽, 남쪽 갱도 중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는 단시간 내에 실험장치를 설치해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풍계리 일대에 도로와 구조물이 완성되고 각종 굴착장비들이 관측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실제로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일 수 있지만, 북한이 24시간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해서 관심을 유도하는 전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북한 발표에 대해 "핵실험을 잠시 유보하겠다는 의사로 판단된다"며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김정은 노동당 비서의 방중 추진과 핵실험 유보 의사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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