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거운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죠?", "조종사 아저씨들은 화장실에 어떻게 가는가요?"
23일 오후 대구 제11비행단의 F-15K 조종석에는 호기심 많은 한 꼬마 손님이 초대됐다. 지난해초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이강일(6ㆍ서울 용산구 이촌동)군이다. 이군은 이날 공군의 주력기인 F-15K의 조종석에 앉았다. 이군은 전투기의 기종을 줄줄 꿰는 전투기 마니아로 '전투기를 타보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백혈병 치료를 받게되면서 외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03년부터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지난해 공군에 전투기 탑승신청을 해 1년여 만에 성사됐다. 이날 가족과 함께 부대를 방문한 이군은 어린이용 조종복을 착용하고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머플러'를 목에 두른채 전투기에 탑승했다. 건강상태 때문에 동체를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30여분 동안 조종간을 당겨보고 전투기 날개에도 올라가며 잊지못할 하루를 보냈다.
대대장 박승철(44) 중령은 이군에게 명예대대원증을 수여하고 장병들의 응원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전달했다. 박중령은 "강일이가 F-15K의 강력한 힘을 받아 병마와 싸워 이겨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는 전투조종사가 되어 만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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