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실물경제 지표의 흐름이 중요했는데, 요즘은 경제에 대한 기대심리나 신용등급 등이 압도를 하는 '절벽 효과'(cliff effect)가 커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주요 기관 및 학계 인사들이 참석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절벽 효과'를 언급했다. 유로존 갈등, 일본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악재를 논의하면서였다. '절벽 효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등장한 용어. 당시 금융기관의 신용 위험이 커지는 와중에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되면서 마치 절벽에서 떨어지듯 급속도로 신용 경색이 진행된 데서 붙여졌다.
김 총재가 '절벽 효과'를 언급한 것은 최근 유로존 등의 상황이 실제보다 불안심리에 더 압도당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그리스의 연정 구성 실패가 유로존 탈퇴 및 디폴트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이것이 다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다른 유로존 국가들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로 증폭된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도 "그리스 연정구성 실패 등 작은 사건 하나가 전세계적 위기를 촉발하는 것도 절벽 효과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그리스 등 유로지역 재정위기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우리 경제는 당분간 완만한 성장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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