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시즌 동안 2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농구 명가' 전주 KCC가 조용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력 보강이 아닌 리빌딩을 택했다.
KCC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장 추승균(38)이 은퇴를 선언했고, 포인트가드 전태풍(32)은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로 오리온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하승진(27∙221㎝)은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주축 선수 세 명이 동시에 빠져나갔지만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없었다. 팀 내 FA로 풀린 임재현과 유병재, 이동준, 김우람과 재계약 했을 뿐이다.
하승진은 23일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허재 감독님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2년간 팀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KCC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승진은 절친한 동료 전태풍의 이적을 아쉬워했다. 전태풍은 '한 팀에서 3년을 뛰면 무조건 다른 팀으로 옮겨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FA 시장에 나왔고, 오리온스의 부름을 받았다. 하승진은 "장난도 많이 치고, 한국말도 많이 가르쳐줬다. 시즌 마치고도 연락을 자주 했다. 아쉽긴 하지만 좋은 조건으로 이적해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새로운 팀에서도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승진은 오는 7월 중순부터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다한다. 그 동안 안 좋았던 오른 어깨 재활에 매진하고, 휴식 기간을 통해 천수길 한국농구발전연구소장이 창단한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의 훈련을 도와줄 예정이다.
하승진은 지난 19일 글로벌 프렌즈 창단식에 참석해 천수길 소장의 홍보대사가 돼 달라는 부탁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제2의 이승준과 전태풍이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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