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 고위 간부가 런던 하계올림픽 입장권을 암시장에 팔아 현금을 챙기려다가 언론의 함정 취재에 덜미를 잡혔다.
영국 BBC방송은 볼로디미르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이 암표상으로 위장한 자사 기자에게 올림픽 입장권 판매를 제안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게라셴코 사무총장은 런던에서 BBC 기자를 만나 “상업용으로 판매되지 않는 입장권 50~100장 정도가 있다”며 “입장권 비용은 (계좌 이체보다는) 현금으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BC는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가 사적으로 입장권을 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취재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게라셴코 사무총장은 나중에 신분을 밝힌 BBC 기자에게 “농담으로 그런 말을 했으며 입장권이 필요한 사람에게 의례적으로 한 얘기”라고 암표 판매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가 암표 판매를 제안하는 모습은 BBC 몰래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돼 전파를 탔다.
이 보도가 나온 직후 전설적 장대높이뛰기 선수 출신인 세르게이 부브카 우크라이나 울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게라셴코 사무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독립기구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영국 경찰도 BBC에 미방영 화면 공개를 요청하고 암표 판매 조사에 착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4개 회원국 올림픽위원회에 입장권을 할당하는데, 우크라이나에는 2,900장이 배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IOC는 이 입장권이 암표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에 입장권을 파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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