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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별 암 수술 사망률 첫 공개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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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별 암 수술 사망률 첫 공개 '빛 좋은 개살구'

입력
2012.05.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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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별 위암ㆍ대장암ㆍ간암 수술 사망률이 최초로 공개됐으나, 사실상 암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암은 수술 후 3~4년 이상 장기 추적을 통해 사망률을 따져봐야 하지만, 수술 후 30일 이내 등으로 추적기간이 짧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2일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ㆍ대장암ㆍ간암 3개 항목을 대상으로 2010년 1년간 3개 암 수술 실적이 있는 302개 병원의 암 수술 사망률을 집계, 발표했다. 암 수술 사망률은 수술 후 입원 중 또는 3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을 뜻한다.

심평원은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의료기관에 따라 진료 결과 차이가 크고 암 사망률에 대한 사회적 공개요구가 높아 평가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 위암 수술의 경우 1등급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은 93개, 대장암은 122개, 간암은 56개였다. 3개 암 모두 1등급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은 51개였으며, 2개 암이 1등급이고 나머지는 2등급인 의료기관은 38개였다. 평가 방식은 실제사망률과 예측사망률(환자 개별 사망 위험요인 보정)을 비교해서 실제사망률이 예측사망률보다 낮거나 같은 경우 1등급, 더 높은 경우 2등급으로 분류했다.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분류되는 상급종합병원(44개) 중에서도 2등급을 받은 경우가 있다. 연세대세브란스, 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 등은 위암에서 2등급, 연세대강남세브란스, 조선대병원, 인제대부속상계백병원 등은 대장암에서 2등급, 충북대병원, 조선대병원은 간암에서 2등급을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 암 수술 사망률이 1% 안팎이고 편차가 적어 2등급이라고 해서 암 수술을 못하는 병원이라고 단순히 단정짓기 어렵다고 심평원은 설명했다. 평균 암 수술 사망률은 위암의 경우 0.92%, 대장암 1.63%, 간암 1.88%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심평원은 홈페이지에 병원별 등급을 공개할 뿐,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등급구분은 '잘했다'·'못했다'에 해당하는 1·2등급뿐이고, 연간 수술이 10건 미만인 의료기관은 '등급제외', 암 병기ㆍ동반수술 등 환자 위험요인이 기록되지 않은 의료기관은 '평가제외'로 분류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워낙 사망률 차이가 미미해서 순위를 매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암 수술은 암 조직을 얼마나 세밀하게 떼어내서 재발이 안 되도록 하느냐가 문제이지 심장ㆍ뇌 수술처럼 수술 도중 혹은 직후에 사망위험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평가 방법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자를 위해서는 장기 생존율을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심평원도 이런 허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암 수술 사망률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암 수술을 받은 후 3~4년 동안 추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환자가 한 군데 병원만 다니지 않고 여러 곳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고 이럴 경우 사망했을 때 어느 병원의 사망률로 분류할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지난해 진료기록을 분석해 대장암의 수술ㆍ진료 등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올해 말 내놓을 예정이며, 내년에는 올해 진료기록을 토대로 위암ㆍ간암 수술에 대한 2차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평가방식, 추적기간의 변화가 없는 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심평원의 암 수술 사망률 공개는 내용과 방법이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적절한 정보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불충분한 정보제공과 의료기관 줄세우기식 공개방식으로 오히려 환자들에게 불안감과 혼란 등의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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