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라면시장을 뜨겁게 달군 하얀국물 열풍이 급랭하면서 전통의 빨간국물 라면들이 다시 뜨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하얀국물 라면(꼬꼬면, 나가사끼짬뽕, 기스면)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지난해 12월 17.1%에서 올 4월 7.9%까지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라면, 너구리, 삼양라면 등 오랜 시간 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스테디셀러의 점유율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종의 매출액이 지난해 12월 약 300억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1월에는 240억원, 2월 200억원, 3월 180억원, 4월 115억원으로 곤두박질치며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돌풍을 일으킨 꼬꼬면은 지난해 12월 점유율(6.9%)이 신라면(14.3%)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올 4월에는 30억원의 저조한 실적으로 점유율 9위(2.0%)까지 떨어졌다.
하얀국물 라면의 퇴조가 확실해지면서 올 상반기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매운맛을 강조하는 다양한 빨간국물 라면 신제품을 선보였다. 농심의 고추비빔면, 진짜진짜, 블랙신컵을 비롯해 삼양의 돈라면, 불닭볶음면, 팔도의 남자라면 등이 쏟아졌다. 농심은 진짜진짜 라면 마케팅에 적극 나서 출시 한 달인 지난 5월 18일에는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지를 돌파했다. 팔도도 2012 팔도 프로야구와 연계해 남자라면을 적극 홍보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하얀국물 라면의 빈자리를 빨간국물 라면 신제품보다는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삼양라면 등 종전의 스테디셀러 제품이 채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6.9%에서 올해 4월 5.8%로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안성탕면을 제외하면, 신라면(14.3%→15.0%), 너구리(4.5%→5.8%), 짜파게티(5.0%→6.6%), 삼양라면(4.8%→5.1%)은 모두 점유율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최고조였던 지난해 12월 59.5%까지 떨어졌던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올해 4월 63.0%까지 회복됐다. 반면 팔도는 꼬꼬면의 인기로 지난해 8월 사상 처음으로 오뚜기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랐으나, 올해 다시 업계 4위로 내려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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