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다런 라비(20)는 2010년 9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럿거스대 기숙사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했다. 이 카메라로 라비는 룸메이트의 동성애 장면을 훔쳐봤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룸메이트 타일러 클레멘티(당시 18세)는 며칠 후 수치심에 다리에서 투신, 자살했다. 라비는 불법 촬영 등 15개 혐의로 기소됐다.
20개월간의 재판 끝에 법원은 22일 라비에게 징역 30일을 선고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을 두고 미국 사회에서 형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볼 것이냐, 편견범죄로 볼 것이냐 이다.
미국 언론들은 라비가 동성애자를 증오해 반인권적인 행위를 했고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려고 작정한 증오범죄로 판단해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오범죄는 소수인종, 소수민족, 동성애자, 특정 종교인, 사회적 약자 등에 이유 없이 증오심을 갖고 테러를 가하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적용된다.
그러나 글렌 버먼 담당 판사는 이날 라비의 행동이 증오범죄가 아니라 편견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라비가 클레멘티를 증오했다고 믿지 않으며 그가 그럴 이유가 없었다”면서도 “그가 놀라울 정도로 무신경하게 행동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뉴저지동성애권리단체는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에게 모욕을 퍼붓는 충격적인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라비의 행동이 룸메이트의 자살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게 살인자라는 굴레를 씌워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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