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기업이자 혁신경영의 아이콘인 제네럴 일렉트릭(GE)은 4년 전부터 본사는 물론 해외 법인마다 사내 헤드헌팅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채용역량집중센터로 불리는 'COE(Center of Excellence)'다.
GE는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기 위해 헤드헌팅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영입, 사내 인사전문가들과 함께 COE를 만들었다. 통상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에 진출할 경우 현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직원을 선발하는데, GE는 이를 사내화한 것이다. 처음엔 중국, 캐나다 등에 설치됐고, 작년엔 한국법인인 GE코리아에도 COE가 만들어졌다.
인재발굴업무를 '아웃소싱'하지 않고 오히려 '인소싱'한 것은 가장 GE에 적합한 사람을 직접 찾겠다는 뜻. GE측은 COE의 장점에 대해 "회사의 성장 가치, 인재상, 평가 시스 템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직접 후보자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재를 평가하고 채용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GE는 COE뿐 아니라 내부 우수인재 추천시스템, 대학생 기업연수 프로그램, 온라인 채용 등 다양한 채용 전략을 그물망처럼 운영하고 있다. GE코리아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개발을 기업경쟁력의 원천이라 여기는 GE는 매년 10억 달러를 직원 교육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GE의 전설적 CEO 잭 웰치가 리더육성에 얼마나 공을 들을 들였는지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의 뒤를 이은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 역시 자신의 업무시간 중 최소 30%를 리더를 발굴하고 키우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록터&갬블(P&G)에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인재가 찾아오고, 그래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P&G가 지난해 시작한 직원 건강 증진 프로젝트인 '바이브런트 리빙(Vibrant Living)' 프로그램은 이런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다. 건강검진과 피트니스센터 등록비용을 지원함은 물론, 식생활 개선까지 도와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필리핀 등에서 실시됐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워낙 높아 앞으로 전세계 80개 해외지사에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P&G 인력개발본부 오서영 과장은 "직원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나를 소중히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며 "이런 회사의 배려가 인재들의 회사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지 가정인지 혹은 놀이시설인지 구분하기조차 힘든 구글의 창의성 넘치는 일터환경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글은 최근 들어 인재확보 경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 페이스북 등에 고급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구글은 지난해 말 전 직원 연봉을 10% 인상하고 별도의 보너스도 지급했다.
10여 차례가 넘는 면접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재 선발 절차도 간소화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인재의 뛰어난 지능과 기술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갖춘 혁신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명문대가 아니어도 뽑고, 특히 인문분야 전공자들도 대거 선발하고 있다.
이처럼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의 채용정책, 인력정책에서 발견되는 한 가지 공통점은 그냥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가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는 점. 그리고 일단 선발된 인력에 대해선 최고의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제약회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입사와 동시에 리더육성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사람을 뽑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고로 키우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얘기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