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모(28)씨는 2년 전 겨울, 감기로 동네의원에서 엉덩이 주사를 맞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주사를 맞은 직후부터 엉덩이가 뻐근하더니 일주일 만에 종아리까지 붓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주삿바늘을 통해 감염된 균에 근육이 썩어 들어간 것이다. 송씨는 대학병원에서 두 달에 걸쳐 허벅지 전체의 4분의 1과 종아리 뒤쪽 살을 떼내고 피부 이식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다리를 쭉 펴지 못하는 장애가 남았다.
병원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관련 피해구제 접수건수는 2009년 21건에서 지난해 72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2006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접수된 251건 가운데 수술 후 감염이 63%(158건)로 가장 많았고 주사기ㆍ침(12.3%ㆍ31건), 치료시술(10.7%ㆍ27건) 순이었다.
하지만 병원감염 피해를 보상받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법상 어떤 치료과정에서 감염이 됐는지 환자 스스로 입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나 의료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병원에서 주사나 침을 맞아 감염된 환자 6명에게 해당 병원이 진료비,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감염 발생부위, 증상 발생시점 등이 시술 부위, 시점과 일치해 감염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병원의 책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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