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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말리… 과도정부 대통령, 시위대에 폭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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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말리… 과도정부 대통령, 시위대에 폭행 당해

입력
2012.05.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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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아프리카 서북부 말리의 디온쿤다 트라오레 대통령이 21일 두 달 전 발생한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했다. 군부를 배제한 채 민주선거로 새 민간정부를 구성하려던 트라오레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22일 BBC방송에 따르면 시위대는 수도 바마코의 대통령궁 인근 대통령집무실까지 진입해 트라오레 대통령을 구타했다. 그는 머리를 다쳐 한때 정신을 잃고 병원에 후송됐으나 현재는 퇴원해 대통령궁에 머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쿠데타 이후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말리의 혼란스런 정세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군부는 3월 쿠데타로 당시 대통령이던 아마두 투마니 투레 정권을 축출했다. 군부는 투레 정권에 반대하는 이슬람 세력인 투아레그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장기간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군수품 등 지원이 부족해지자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말리가 속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대선과 개헌투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무력으로 집권한 군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사이 말리 북부지역을 장악한 투아레그 반군도 독립을 선언하며 군부를 압박했다.

군부는 결국 쿠데타를 일으킨 지 15일 만인 지난달 6일 투레 정권 당시 국회의장이던 트라오레를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뽑고, 40일 안에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대선을 약속한 뒤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풀려났다. 그러나 군부가 이후에도 입맛에 맞는 과도정부 수반을 새로 임명하려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자 국제사회는 21일 과도정부 집권기간을 1년으로 늘렸다. 시위대의 대통령 폭행은 이런 과정에서 발생했다.

BBC방송은 이번 사건이 최빈국인데다 반군에 영토까지 빼앗긴 말리 정부의 무능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이 민주화보다는 군부의 반군 진압 등에 더 현혹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은 "ECOWAS가 말리에 보낼 3,000명의 평화유지군이 과도정부를 보호하는 게 우선인지 의문"이라며 "말리 국민에게 쿠데타보다 민주정권이 더 필요한 이유를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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