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천광청의 두 아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천광청의 두 아이

입력
2012.05.21 12:03
0 0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이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달 27일 베이징 미 대사관에 들어가 당국의 탄압을 고발해 두 나라 정부에 딜레마를 안겼다. 양쪽은 가족동반 유학의 묘수로 타협, 사건을 수습했다. 그 해피 엔딩에서 천광청 부부가 자녀 둘을 동반한 것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한 자녀 정책'에 따른 인권 침해에 맞선 풀뿌리 저항운동가로 외부에 이름을 알렸다.

■ 천광청의 아들딸은 여덟 살, 여섯 살로 알려졌다. 2005년 가족사진에 하나뿐인 아이가 아들이라고 외부 언론은 전했다. 그 무렵 그는 고향 산둥성 관리들의 강제 불임과 낙태 시술 등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집단소송과 상경(上京) 시위에 앞장서 국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중앙정부는 진상을 조사, 무리하게 가족계획 실적을 좇은 관리를 문책했으나 강제시술 고발은 근거 없다고 기각했다.

■ 그는 애초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과세에 항의하는 집단소송에 앞장서 '맨발의 변호사(赤脚律師)'칭호를 얻었다. 중국이 법치주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농민 등이 스스로 법적 투쟁에 나선 것을 반체제 그룹은 그리 추켜세웠다. 서구 언론도 'barefoot lawyer'를 띄웠다. 맹학교와 대학에서 안마와 침술을 익힌 천광청이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연유다. 과장된 명성은 센세이셔널한 투쟁을 부추긴다. 그는 2006년 과격 시위로 기소돼 4년3개월 형을 살았다.

■ 그 대가로 막사이사이상을 받고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다. 출옥 후 가택연금 상태에서 '기적의 탈출'을 감행, 센세이션을 불렀다. 그러나 다른 인권운동가들처럼 느슨한 감시를 받는 정도였을 것이다. 미중 전략 대화에 때맞춘 탈주극은 국내외 반체제 그룹이 합작 연출한 흔적이 뚜렷하다. 대선을 앞둔 오바마의 온건한 대중 외교를 시비하는 텍사스 공화당 세력의 개입설도 있다. 국가 시책을 거부한 천광청의 이기적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도 중국 안팎에서 들린다. 국제 뉴스의 뒷면을 늘 살펴야 한다.

강병태 논설고문 bt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