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문의 대전제는 설득이다. 바꿔 말하면 논술문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논술문 쓰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장은 선명해야 하고 근거는 명확해야 하며 전개는 논리적이어야 한다. 덧붙여 말하자면 글을 쓰는 목적이 설득이 아니라면 굳이 논술문의 형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 만약 개인적 소회를 털어놓고 싶다면 수필을, 좀 더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면 일기를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먼저 이 글의 구성을 살펴보자. 전체가 여섯 단락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첫 네 단락이 화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체 분량의 3분의 2 정도를 서론에 할애하고 있는 셈인데 형식상 문제가 있고, 대부분 사실 위주라 끝까지 읽지 않으면 논술문인지 스트레이트 기사인지 혼동이 된다. 이 네 단락의 분량을 과감하게 4분의 1 정도로 줄이고 자신의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이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자료는 논증 과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은 다섯 번째 단락을 '따라서'라는 결론지시어로 시작하고 있는데, 논리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앞에서 한국이 지금까지 대비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나서 그 결론으로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글의 마지막 단락도 문제가 있다. 마지막 문장을 의문형으로 끝맺고 있어 결론이라기보다 오히려 문제제기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 부분은 서두에 들어가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학생이 공력을 들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첫 네 단락도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 기본적인 한국어 문장과 어휘를 더 완숙하게 구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단락 마지막 문장은 "이런 양상을 해결하고자 일본 등 여러 각국의 정상들은 희토류 공급해결을 위해 고심한다"인데, 이 한 문장 안에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양상을 해결'한다는 말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양상은 어떤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의미하므로 이것을 해결한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또 '여러'와 '각국'은 사실상 동일한 의미의 중첩이므로 역시 부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적당한 선에서 수정하는 것이 좋다. '정상들'이라는 말 역시 오용(誤用)되고 있다. 정상이라는 말은 국가의 최고 수반을 일컫는 말이지 일개 기업이나 영화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정상회담이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어휘 선택은 부적절하다. '공급해결'은 맥락을 비추어 볼 때 '공급 문제 해결'이나 '공급의 다원화'라고 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마지막으로 '고심한다'는 '고심하고 있다' 정도로 고쳐야 할 것이다.
이밖에 논증에서 개선할 점이 많다. 현재 학생의 수준은 논증력을 단련하기보다는 기본적인 표현력부터 다듬어야 할 단계이다. 평소 꾸준한 독서를 통해 고급 한국어 문장을 흡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글을 읽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의 글쓰기를 학교 선생님 등을 통해 점검받기를 권하고 싶다. 글은 말과 달라서 아무리 모국어라고 해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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