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33ㆍ넥센)의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둔 5회 2아웃. 정민태 투수코치가 아닌 김시진 넥센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왔다. 순간 김병현이 아쉬운 듯 미소를 지었지만 김 감독은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투수를 교체했다.
'핵 잠수함' 김병현이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인 18일 목동 삼성전에서 4.2이닝 6안타 2볼넷 3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7㎞까지 나왔고 삼진은 6개를 뽑아냈다. 직구(50개)와 슬라이더(15개), 커브(4개), 체인지업(스플리터 포함ㆍ16개) 등 96개의 공을 던진 김병현은 예정됐던 투구수 95개를 넘어 96개가 되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1만2,500명의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목동구장은 '김병현 효과'에 힘입어 올 시즌 5번째 평일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1회 초 1번 타자 박한이에게 145㎞ 빠른 직구를 던져 7구만에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2번 정형식에게 124㎞짜리 몸 쪽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 첫 삼진을 잡아냈다. 3번 이승엽에게 147㎞의 낮은 직구를 던지다 3루타를 맞은 김병현은 4번 최형우에게 중견수 앞 빗맞은 안타를 내줘 첫 실점을 허용했다.
2회를 깔끔하게 넘긴 김병현은 3회 위기를 맞았다. 5번 채태인에게 볼넷을 내주며 맞은 2사 만루에서 김병현은 6번 박석민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김병현은 5회 2사 3루에서 5번 채태인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어 나온 김상수가 6번 박석민에게 중전 안타로 1점을 더 내줘 자책점이 '3'으로 늘어났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엽과의 맞대결에서는 안타 1개와 사구, 삼진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이보근을 상대로 8회 시즌 7호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넥센은 6-6으로 맞서던 8회 2사 3루에서 3번 이택근의 중전안타에 힘입어 7-6으로 승리, 4연승을 질주했다. 넥센은 창단 후 첫 단독 2위로 뛰어 올랐다.
'서울 라이벌'전이 펼쳐진 잠실에서는 LG가 외국인 선발 주키치의 호투를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두산전 3연승. 주키치는 변화구로만 110개를 던지는 진기한 투구로 선발 8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으로 두산을 잠재우고 시즌 5승을 수확, 다승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두산은 3연패에 빠졌다. LG는 1회 무사 1ㆍ2루에서 3번 이진영의 선제 결승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2점을 추가했고, 3점을 끝까지 지켜 승리를 거뒀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선발 이용훈의 호투에 힘입어 KIA를 5-4로 꺾었다. 이용훈은 6.2이닝 2실점으로 5승째를 올렸다. 롯데는 4연패에서 탈출해 삼성을 밀어내고 단독 5위로 올라섰다. 대전에서는 SK가 한화를 9-3으로 꺾고 선두를 유지했다. SK 선발 송은범은 5.2이닝 10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편 프로야구는 이날 '역대 최소 경기(126경기)만에 200만 관중 돌파(200만6,043명)'라는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이던 1995년의 155경기를 29경기 앞당겼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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