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잉글랜드)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2011~12 유럽 클럽 축구 최강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20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다. 900만유로(약 133억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펼치는 단판 승부다.
이번 결승은'유럽 최강'을 가린다는 표현에 어폐가 있을 수 있다.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은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모자람이 있다. 정규리그 성적을 봐도 첼시는 2011~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6위에 머물렀다. 20일 경기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조차 할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위에 그쳤다. 우승 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승점 차는 8점. 독일 최고 명문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은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이기는 축구'의 전형을 보였다.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클럽'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가 4강전에서 이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첼시는 페널티 박스 주위에 겹겹이'인의 장막'을 치고 역습을 노리는 작전으로 바르셀로나를 물리쳤고, 바이에른 뮌헨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레알 마드리드를 꺾었다.
승부는 바이에른 뮌헨의 '창'과 첼시의'방패'간 대결로 요약된다.
결승 진출 과정까지의 경기력과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고려할 때 '객관적 전력'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앞선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에서 공격을 포기한 채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가 역습으로 운 좋게 승리한 첼시와 달리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마리오 고메스, 아르연 로번, 프랑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가 축을 이루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력은 첼시를 압도한다. 첼시는 주장 존 테리를 비롯,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 하미레스, 하울 메이렐레스 등이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퇴장을 당하거나 경고를 받아 결승에 나서지 못하는 핸디캡까지 있다.
그러나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가 보여준 끈질긴 생명력과 행운을 돌아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첼시는 16강전 1차전에서 나폴리(이탈리아)에 1-3으로 패배해 탈락이 유력해 보였지만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1로 승리, 극적인 뒤집기를 이뤘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막판 0-2로 뒤졌고, 존 테리가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하미레스의 만회골로 기사회생했다. 결국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행운에 편승해 거함을 침몰시켰다.
전력에서 열세에 있는 데다가 상대 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 그리고 다수의 주전이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첼시는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처럼 밀집 수비를 펴며 '버티기'를 시도할 확률이 높다.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희비는 양팀 수문장의 활약에서 갈릴 수 있다.
첼시 수문장 페트르 체흐는 '승부차기의 신'으로 불린다. 2002년 21세 이하 유럽선수권 결승 승부차기에서 한 골 만을 허용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한 2009~10 커뮤니티 실드 승부차기에서 라이언 긱스, 파트리스 에브라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바이에른 뮌헨 골문을 지키는 마누엘 노이어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신의 손'을 뽐냈다. 상대 1번 키커 크리스타아누 호날두와 2번 키커 카카의 슈팅을 연속으로 막아내며 결승 진출의 영웅이 됐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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