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소감은.
"정말 기분 좋다. 더 이상 보탤 말이 없다."
-이번 비씨카드배 대국 중 가장 기억이 남는 판은.
"물론 결승전이다. 내 일생에 가장 큰 판이었다. 일주일 동안 대국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공부가 많이 됐다."
-당이페이와 첫 대결이었는데 결승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처음에는 상대의 대국보를 좀 놓아 봤는데 그러다 보니 내 바둑 스타일을 잃는 것 같아서 중간에 그만 뒀다. 그보다 초반 포석을 중점적으로 연구했고 전반적인 컨디션 관리에 힘썼다."
-결승전이 거의 매일 두는 빡빡한 일정이었는데 힘들지 않았나.
"기세를 탔을 때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나에겐 오히려 득이 됐다."
-그동안 9차례나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결승전에 임하면서 과거의 악몽이 떠오르지 않았나.
"전에는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그러나 이번엔 내년에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즐겁게 대국에 임하겠다고 마음먹은 게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번 대회서 중국의 기세가 굉장했다. 직접 상대해 보니 어땠나.
"중국은 신예와 정상 간의 실력 차이가 거의 없고 허리층이 두텁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정상급의 기량이 그들보다 약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게 문제다."
-올해 성적이 27승8패(승률77%)로 엄청나게 좋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역시 군대 문제와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토너먼트 프로로서 활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 판 한 판 열심히 두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
-한국 바둑계에 바라는 점이랄까, 건의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아무래도 입대를 앞두고 있으므로 그 문제가 최고 관심사다. 프로들이 군대 가서도 바둑을 계속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바둑 전체의 기량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또 나이 어린 후배들이 보다 많이 입단 해 바둑계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입단 문호를 더 늘려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셈이다."
-우승이 확정된 후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랐던 사람은.
"나를 프로의 세계로 이끌어 준 권갑용 사범님이다. 부모님도 떠올랐다. 그리고 컨디션 관리를 도와준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상금 많이 받았으니 맛있는 거 많이 사 줄게."
-마지막으로 바둑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대회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가 응원을 많이 받았다. 본선에서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기쁨도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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