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딸 잃은 여인의 방황과 혼란
'세가지 색, 블루'(EBS 밤 11.00)는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감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대표작 중 하나다. 키에슬로프스키는 프랑스의 국가이념인 자유와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에서 착안해 3부작을 만들었는데 이 영화가 첫 번째 작품이다. 차분한 화면과 탁월한 심리 묘사가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수작이다.
유명 작곡가인 남편과 다섯 살 딸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여인 줄리(줄리엣 비노쉬)의 방황과 혼란을 담았다.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과거와 단절한 채 새로운 인연도 만들지 않고 살아가려던 줄리가 남편의 부적절한 과거를 알고선 겪게 되는 심경의 변화 과정이 이어진다. 과거를 버리고 자유를 찾아 나섰으나 정작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줄리의 모습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 묻는다. 원제 'Trois Couleurs: Bleu'(1993), 15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