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반 외국인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 기차에서 서양인이 중국 여성을 모욕하는 장면의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반 외국인 감정이 불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14일 선양(瀋陽)을 출발해 베이징(北京)으로 가던 기차에서 중국 여성이 자신의 좌석 뒤에 맨발을 올려놓은 러시아인 남성에게 발을 치우라고 요구하면서 일어난 상황을 담고 있다.
여성은 일어나 러시아인의 발을 잡지로 치며 중국어로 발을 치우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남성은 웃으면서 표준 중국어로 “진짜 좋네, 안마 한 번 더 해줘”라고 응수했다. 여성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너는 너희 나라의 수치”라고 맞섰고, 러시아 남성은 중국어로 욕을 하며 “네가 비정상”이라고 대꾸했다. 남성은 베이징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첼로 연주자인 올렉 베데르니코프로 확인됐다. 그는 17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달 초에는 영국인이 베이징 거리에서 중국 여성을 성추행하려다 중국 남성들에게 붙잡힌 영상이 유포됐다. 16일에는 미국인 사업가가 흉기에 찔린 채 베이징 시내 여행정보 안내소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산둥(山東)성 출신의 중국인 남성을 체포, 조사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과 영유권ㆍ어업 분쟁을 빚는 과정에서 국수주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반 외국인 감정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편 베이징(北京)시는 15일부터 불법입국, 불법체류, 불법취업 등 ‘3 비(非) 외국인’에 대한 100일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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