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ㆍ18 민주화운동 32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조용히 광주를 찾았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비행기편으로 광주를 방문해 망월동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 분향하고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그는 방명록에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행방불명자ㆍ사망자 묘역과 영정 봉안소 등지를 둘러봤다. 유족 면담 등 다른 일정은 없었으며 30여 분 참배한 후 곧바로 상경했다. 박 전 위원장의 광주행을 놓고 당 안팎에선 "박 전 위원장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전 위원장의 광주행에는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과 4ㆍ11 총선에서 광주 서구에 출마했던 이정현 의원 등 2명만 동행했고, 외부에는 사전에 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04∼2006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매년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2004년 8월에는 전남 구례에서 2박3일간의 의원 연찬회를 마친 뒤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5ㆍ18묘역을 단체 참배했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캠프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춰진 다음달 중순쯤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4년 연속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키로 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8일 광주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해 기념사를 대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 해였던 2008년 한 차례만 기념식에 참석했었다. 2007년 5월에는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신분으로 5ㆍ18 묘지를 참배 했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당 민생공약특위 회의에서"이 대통령께서 마지막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또 불참키로 했다"며 "우리는 왜 이 대통령이 기념식에 불참하는지 참으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도 16일 성명서를 내고 "이 대통령의 5·18 기념식 불참은 광주시민과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민주영령의 숭고한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 대통령의 민주화에 대한 천박하고 오만한 인식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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