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사들이 단비를 만났다. 패키지 해외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울상을 짓던 국내 여행사들이 마침내 새로운 수익원을 발견한 것. 바로 크루즈 여행객들이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6,500여명이던 내국인 크루즈 이용객은 지난해 1만6,000여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으며 올해 들어선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일단 크루즈 여행상품이 대거 생겨났다. 과거 미주 유럽 중심으로 운항하던 해외 유명 선사들이 지난 2008년부터 아시아에 진출, 한국 중국 일본의 항구도시를 기항지로 삼는 크루즈 상품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국제 크루즈 선사들이 아시아로 눈을 돌린 이유는 주요 시장인 카리브해, 미주, 유럽쪽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 특히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국가들이 최근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시장이 위축되는 바람에 아시아 시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크루즈선만 총 22척을 보유한 국제선사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은 현재 한ㆍ중ㆍ일 크루즈에 7만톤급 레전드호를 투입하고 있는데, 다음달엔 14만톤 급 초대형 배 한 척을 아시아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크루즈 여행상품이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우리나라 해외여행수요가 이제 고급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뜻.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초창기엔 대부분 패키지 관광을 이용하지만 높아지고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다 이른바 '깃발관광'식의 단체여행은 기피하고 개인관광이나 크루즈관광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중 젊은 층은 스스로 여행코스를 설계하는 알뜰 개별관광을 원하지만,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이나 가족단위의 여행객은 크루즈를 더 좋아한다는 것. 하나투어 관계자는 "크루즈는 밤에만 이동하기 때문에 여행의 피로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데다 바다를 내다보는 것도 볼거리"라며 "배 안에 암벽등반, 미니골프, 수영장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갖춰져 있는 점도 흥미요소"라고 전했다.
국내 여행업계도 이젠 크루즈 여행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분위기다. 종전까지는 패키지관광이 주된 수입원이었지만, 단체관광퇴조 추세에 따라 크루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금 수요는 동북아 및 동남아의 근거리에 집중되어 있지만, 장차 카리브해 등 전통적인 크루즈 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아시아 지역 크루즈 상품수를 10% 가까이 확대한 모두투어의 경우, 미주와 알래스카 지역 상품 역시 함께 홍보하고 있다.
현재 업계 일반적인 크루즈여행 가격은 7박8일 기준으로 ▦동북아 동남아가 약 150여만원 ▦미주 300여만원 ▦지중해는 500여만원 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아시아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 중 한국의 성장세가 가장 폭발적"이라며 "일본 원전사고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어 관광객이 늘고 있어 관련 상품도 매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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