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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이 몰린다… 행정기관 트위터는 현대판 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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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이 몰린다… 행정기관 트위터는 현대판 신문고

입력
2012.05.1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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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님 감사합니다. 체불 임금이 어제 입금되었습니다. 300여 버스 노동자들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빨리 해결될 줄은 기대도 못 했는데 이번 어린이날은 아이들에게 아버지 노릇도 하게 됐네요.'

지난 2일 인터넷 공간에서는 짧은 트윗 글 하나가 화제가 됐다. 한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 다니는 버스 운전기사가 '회사가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해 버스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 멘션을 박원순 서울시장 트위터(@woonsonpark)로 보내자 박 시장이 곧바로 '체불이 어느 정도인가요'라는 답글을 보낸 것. 이러한 내용의 멘션을 주고 받은 지 사흘만에 체불 임금이 입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진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식 소통을 보여줬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공무원 고모(30)씨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 집 앞 버스정류장을 버스가 들이박는 사고가 난 뒤에도 위험천만하게 매달려 있는 철제 광고물을 발견했다. 고씨는 곧바로 경기도 트위터로 멘션을 보냈다. 관공서 인터넷 민원게시판의 불친절함을 익히 알고 있던 고씨는 시청의 반응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씨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트위터로 메시지를 보낸지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고씨의 트위터에 '곧바로 조치하겠다'는 답글이 왔고, 수리 완료 후에는 재차 '인증 사진'을 보내주기까지 했다. 자칫 통학길 학생들로 붐비는 곳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요소가 재빠른 'SNS 행정'으로 제거된 것이다.

행정기관의 트위터가 요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정기관 트위터는 기관 홍보용으로 사용된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부담없이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행정기관에 대한 민원 제기는 민원 사이트를 이용한 전자민원, 전화민원 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민원을 제기하려면 민원인 신원 확인을 위해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했다. 민원 사이트를 뒤져서 찾거나 전화 민원 담당자를 기다리는 시간도 번거로웠다. 반면 트위터 민원은 익명으로도 제기할 수 있어 개인정보가 드러날 위험이 적고 작성하기도 간편해 접근성이 높다. 또 트위터 민원은 공개된 공간에서 작성하기 때문에 담당 부서에서도 함께 볼 수 있어 민원 해결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 시내버스 임금체불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트위터 민원의 장점은 두드러졌다. 서울시 박경환 버스정책팀장은 "박 시장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고 있어서 우리 부서로 임금 체불 사안이 넘어오기 전 주말에 이미 민원 내용을 확인했고, 바로 '노동보좌관과 상의해서 해결하겠다'는 트윗을 박 시장에게 보냈다"며 "민원인이 평소에도 적극적으로 민원을 내는 분이라 연락을 바로 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많은 시 직원들이 박 시장의 트위터를 계속 팔로우 하고 있어서 민원성 멘션이 오면 바로 알려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4월 한달 동안 박 시장과 서울시 대표 트위터(@seoulmania)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400여 건에 달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활발한 SNS 행정은 트위터 민원을 정식 민원으로 접수ㆍ처리하는 별도의 조직(뉴미디어실)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 정광현씨는 "많은 지자체들의 경우 보통 홍보실에서 기관 트위터 운영을 담당하는데, 트위터 민원 접수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데는 부담을 느낀다"며 "트위터 민원이 접수되면 공식 민원 창구로 넘어가도록 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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