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대학 게임컨설팅학과를 졸업한 김영욱(22)씨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지난 해 말 게임회사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 당당히 입사했다. 게임을 전공하고 게임회사에 입사한 것이라 당연해 보이지만 그는 다리가 불편한 선천적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이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김씨는 전공으로 게임을 선택했지만 취업에 대한 고민은 커갔다.
그러던 중 TV 뉴스 하단에 작은 글씨로 난 넥슨의 지원자 모집 공고가 김씨의 눈에 들어왔고 넥슨의 문을 두드렸다. 김씨가 맡고 있는 분야는 게임 웹 게시판 관리. 처음에는 수천 건의 게시물을 관리하는 게 어려웠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다. 김씨는 "장애인들도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넥슨이 지난 해 10월 만든 온라인 게임 서비스 운영 자회사. 지난달 30일에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게임업계와 부산 지역 기업 중 처음이기도 하다.
전체 직원은 40여명인데 이중 70%가 장애인이며, 특히 주력 사업부서인 운영팀의 장애인 비율은 96%다. 청년들도 있지만 40대도 있다. 이들의 주 업무는게시판 관리와 게임 웹 동향 파악이지만 앞으로 버그 탐색 등 게임테스트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강점은 휠체어가 이용하기 쉬운 턱 없는 문, 자동문과 손잡이를 갖춘 화장실과 샤워실,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도 일하기 편한 책상 등 사무실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
업무효율에 대한 우려도 씻었다. 이경준 넥슨커뮤니케이션즈 본부장은 "팔이 불편하면 업무 시간은 길어질 수 있지만, 한 친구는 한 손으로도 프로게이머 수준의 카트라이더를 한다"며 "열정만 있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NHN의 자회사인 게임회사 웹젠도 지난 달 13일 문구제조업체 더 사랑을 설립했다. 한 복지법인이 운영하다 웹젠이 인수한 것으로 이달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선정됐다. 장애인 10명, 70세 이상 고령 노동인 4명, 사무직 3명으로 총 17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장애인과 고령자가 한 조를 이뤄 문구포장 등의 작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웹젠은 앞으로 채용을 더욱 늘리는 한편 자사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 제품들도 출시할 예정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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