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1시간30분대에 주파하는 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16일 오후 경남 창원중앙역에서 날렵한 자태를 공개했다. 2007년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에 들어간 해무는 열차 앞부분이 돌고래처럼 유선형으로 디자인됐다. 모양은 KTX와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은 한층 넓어졌다. 좌석에는 LCD 정보장치가 장착돼 탑승열차 위치 등 열차운행 정보와 도착역, 승무원 원격호출 등 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기환 고속철도개발사업단장은 “차량 내부는 승객의 편의성에 중점을 둬 첨단 IT기술을 적용했으며, 외부 차체는 가벼운 알루미늄 압출재로 제작하고 유선형 설계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최고 시속 430㎞는 프랑스(575㎞/h), 중국(486㎞/h), 일본(443㎞/h) 고속철도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빠른 것. 초고속의 비밀은 바로 엔진 위치에 있다. 기존 KTX는 맨 앞ㆍ뒤 차량에 엔진을 장착한 반면, 해무는 각 객차 밑에 배치했다. 홍순만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해무가 시속 300㎞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33초로 KTX보다 2분 정도 빠르다”며 “역과 역 사이가 짧은 우리나라 실정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이어 “승객 수요에 따라 열차를 탄력적으로 편성하기 쉽고 별도 기관차가 필요하지 않아 좌석 수가 16% 늘어나는 등 운영효율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승식에서 해무는 창원중앙역과 진영역 왕복구간 28.2㎞를 최고 시속 150㎞로 달렸다. 이 구간 철로의 한계속도가 150㎞인데다 고속주행 시험이 아직 남아있어 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 해무는 조만간 서울~부산간 KTX선로 구간에서 야간 시험주행에 들어가 이르면 올해 9월께 시속 430㎞를 돌파할 예정이다. 상용화는 2015년까지 추진할 예정.
해무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등 50여개 국내기관이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을 투입해 개발했으며,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과 차량 경량화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첨단 고속철도 제작기술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연간 250조원에 달하는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