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58) 기상청장이 기상장비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항공기상 관측장비 납품 입찰 과정에서 심사 기준을 변경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 자격 조건이 되지 않는 K업체가 낙찰되도록 도운 혐의로 조 청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박광준(59)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K업체 대표 김모(42)씨도 수사대상이다. 항공기상 관측장비 입찰은 기상청 산하 기상산업진흥원이 발주해 조달청이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기상산업진흥원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문서와 입찰제안서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기상산업진흥원 장비구매 업무 담당자 등 8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 단계에 있는 조 청장의 금융거래 내역과 계좌 추적도 진행하고 있다"며 "혐의가 확인되면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김포ㆍ제주공항에 설치할 2대의 항공기상 관측장비 '라이다'(LIDARㆍ적외선을 이용해 순간돌풍을 탐지하는 장비) 입찰 과정에서 자격 미달인 K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만들기 위해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청장은 이에 대해 "장비 도입 관련 업무를 모두 기상산업진흥원이 하는 데다 심사위원 선발 등 업체 선정 절차도 조달청이 진행한다"며 "K업체는 방송사 기상캐스터를 그만두고 마케팅ㆍ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할 당시 고객 업체 여러 곳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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