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구 국제육상대회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공인한 월드챌린지(World Challenge)이지만 로컬(Local)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월드챌린지는 전세계에 14개 대회만 있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제8회 대구국제육상대회가 40개국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16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지만 대회를 생중계하는 TV방송사가 국내외를 비롯해 단 한곳도 없었다. 자연스레 대회홍보는 뒷전이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KBS의 파업 탓이 컸지만 대구시가 대회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가 IAAF로부터 부여 받은 '국제육상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마인드 전환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과 9개월 전 열기로 넘쳐났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작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지만 3만2,000여명의 관중은 폐막직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 정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대회기록은 여전히 '남의 잔치'에 그쳤다.
한국선수들조차 홈 어드밴티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여자 해머던지기의 강나루(29ㆍ익산시청)가 63m80를 던져 3년 만에 자신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것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열흘 전 한국신기록(4m41)으로 높이 날았던'미녀새'최윤희도 이날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20에 그쳤다.
관심을 모은 남자 100m에서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4년여 트랙을 떠나 있었던 저스틴 게이틀린(30ㆍ미국)이 9초93으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100m에서도 올 시즌 랭킹1위 카멜리타 지터(33ㆍ미국)가 11초1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최연소(19세)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키라니 제임스(20ㆍ그레나다)는 남자 400m에서 44초72로 대회신기록을 찍고 1위로 골인했다. 남자 800m에서는 모하메드 아만(28ㆍ에티오피아)이 1분43초51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강의 라이벌이 맞붙은 여자 해머던지기에선 베티 하이들러(29ㆍ독일)가 77m24를 던져 76m14에 그친 타티아나 리센코(29ㆍ러시아)를 누르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빼앗긴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남자 1,600m계주에선 일본이 3분1초04로 호주 A팀(3분1초58)을 간발의 차이로 제쳐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 결승선 50m를 남겨두고 역전레이스를 펼쳐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대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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