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 랩터가 산소호흡기를 단다. 최강 전력의 가장 비싼 스텔스 전투기에 내려진 굴욕적인 조치다.
미국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F-22에 산소 예비장치를 장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조종사들이 산소 부족에 의한 어지럼증을 호소하자 F-22의 비행중단 조치를 수 차례 내리고 조사에 나섰으나 원인을 찾는데 실패했다. 1인승인 F-22는 고속비행 중 산소가 부족해져 조종사의 감각을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혼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고 실력의 조종사들까지 F-22 비행을 기피했고 패네타 장관은 마침내 산소 예비장치 장착을 지시했다.
올해 1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모든 F-22에 부착될 산소 예비장치는 조종사의 호흡장치에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보완해주도록 설계된다. 이와 별개로 미 공군은 해군,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F-22의 산소부족 원인 규명에 다시 착수한다.
패네타 장관은 F-22의 비행은 계속 허용하되 장거리 비행은 제한토록 조치했다. 이란에 근접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미 공군기지에 F-22를 배치하는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2008년 이후 F-22 랩터 조종사 가운데 최소 12명이 산소 부족을 호소했고 1명은 이로 인해 사망했을 것이란 의혹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기 부족이 아닌, 엔진오일에 의한 공기오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선정된 F-22는 잦은 설계변경과 많은 옵션으로 대당 가격이 1억4,000만~6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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