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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빙자해 비자 장사까지… 타락한 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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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빙자해 비자 장사까지… 타락한 목사들

입력
2012.05.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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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인 수 십 여명을 선교를 빙자해 국내에 초청한 뒤 사례비를 받아 챙긴 목사들이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이들 스리랑카인은 정해진 체류기간 내 출국하지 않고 대부분 불법체류자가 돼 이 목사가 비자장사를 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는 15일 선교 명목으로 외국인을 허위 초청한 뒤 돈을 받아 챙긴 혐의(출입국관리법위반)로 목사 이모(55)씨와 동료목사인 L(48)씨를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민특수조사대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스리랑카인 62명을 선교 목적으로 한국에 초청한다며 국내 입국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뒤 1인당 130만~300만원씩 수 천 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관악구 소재 I교회 목사인 이씨는 모 기독교 단체의 고위직도 맡는 등 20년 넘게 목회활동을 한 인사다.

이씨는 '한국교회 부흥발전 견학과 관광 목적으로 초청한다'는 내용으로 초청장 및 고유번호증, 재직증명서 등 초청에 필요한 서류를 국내 법무법인의 공증까지 받은 후 국제 우편을 통해 입국알선 브로커로 스리랑카인인 G(58)씨에게 보냈다. G씨는 스리랑카에서 한국에 입국한 스리랑카인 62명을 모집한 뒤 이씨가 보내온 서류로 주스리랑카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발급 받았다. 이씨가 보내온 서류로 비자를 받은 스리랑카인 가운데 38명이 국내 입국한 뒤 불법체류자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특수조사대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이씨는 2009년 중순쯤 국내에서 우연히 만난 스리랑카인 불법체류자로부터 G씨를 소개받은 뒤 입국 알선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스리랑카인들의 불법체류자가 늘면서 비자발급이 거부되자 지난해 12월부터 평소 알고 지내던 동료 목사 L(48)씨까지 동원, 같은 방식으로 스리랑카인들을 국내로 입국시켰다. 국내 입국한 스리랑카인으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L씨가 80만원을, 나머지를 이씨가 챙기는 식이다. 수입이 줄어든 이씨는 피초청인 D(29)씨로부터 약속한 110만원을 받은 후 공항에서 만나 "돈을 더 주지 않을 경우 당국에 신고해 입국을 막겠다"고 협박, 계좌로 40만원을 추가로 받은 일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교 목적으로 스리랑카인들을 초청한 것뿐이며 사례비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민특수조사대 관계자는 "올 초 수사가 시작하자 이씨는 불법체류 중인 스리랑카인을 종교 행사에 참여한 것처럼 사진 촬영을 해 교회에 게시하기도 했다"며 "검거된 스리랑카인 7명을 붙잡아 조사한 결과, 당초부터 불법체류 목적으로 이씨와 접촉했으며 선교관련 행사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달 9일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기각돼 불구속 입건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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