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연합함대가 소말리아 해적의 육상기지를 공습했다.
연합함대는 15일 오전 해상함정에서 출발한 항공기와 헬기가 아프리카 소말리아 중부 하라드히어 인근 해적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함대 병력과 민간인 등 사상자는 없었다. 연합함대가 해적의 육상 근거지를 폭격한 것은 처음이다. 내전으로 파괴된데다 중앙정부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 지역은 동아프리카 연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목표로 하는 해적들에게는 완벽한 근거지였다.
EU는 2008년 12월 함정 9척 등으로 이뤄진 연합함대를 구축해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민간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애틀랜타작전'을 시작했다. 올해 3월 EU 이사회는 해적과 관련한 지상 목표물 공격을 허용하고 연합함대 임무를 2014년 12월까지 연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함대를 보내 이 지역을 순찰하고 있으며 미국, 인도, 중국 등도 해군 함정을 파견하고 있다.
AP통신은 연합함대 측이 소말리아 본토 공격 및 민간인 사상자 발생시 야기될 외교 분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연합함대 사령관 던컨 포츠 해군 제독은 "해적이 바다로 나와 상선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아프리카 뿔' 연안 지역 해적 퇴치"라며 "특히 소말리아에 필수 구호품을 전달하는 세계식량계획(WFP) 선박을 보호하는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등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소말리아 해적은 아프리카 동부 해상과 인도양 등에서 요트에서부터 대형 유조선에 이르기까지 800여척의 민간 선박을 납치했다. 선원 2,300여명이 납치됐으며 현재 선원 300여명과 배 17척이 억류돼 있다. 60여명은 고문과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해적은 약 3,5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납치한 선박과 인질을 석방해주고 1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