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8일 새벽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자 교통 대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04년 서울시의 버스 준공영 제도 시행 이후 버스운전기사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4,036만원으로 2003년 대비 42%나 인상되는 등 처우가 개선됐는데도 시내버스 노조가 공공운송 수단인 버스를 볼모로 파업을 결의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15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시민들의 의견은 ‘오죽하면 버스 기사가 유망 직종 중의 하나겠느냐’는 비아냥 섞인 글부터 ‘공공부분에서 종사하는 다른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노조 이기주의’라는 지적까지 비난하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성주(35)씨는 “최근 서울시내 버스 기사의 처우가 크게 개선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임금을 10%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는 조금 무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경숙(54)씨는 “18일부터 정말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 강행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2004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한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이후 재정지원을 통해 시내 버스 사업자들의 적자를 보존해온 서울시가 임금 인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서울지방노동분과 위원회에서 열리는 서울시내 버스 사용자 측과 노동조합의 조정협상을 지켜 봐야 하겠지만 언제까지 버스 노조에 끌려 다닐 수 없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총파업을 기정 사실로 판단하고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이날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 강행 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별로 유상으로 대형 버스를 임차해 역세권 별로 셔틀 버스를 운행하는 대책 강구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시내버스도 지하철ㆍ철도처럼 특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고 직권 중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도 국토해양부에 제출키로 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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