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치러지는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에 모두 8명의 후보가 나서 26일간의 열띤 레이스에 돌입했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4일 이해찬 상임고문과 김한길 당선자, 추미애 이종걸 강기정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날에는 조정식 의원과 우상호 당선자, 문용식 당 인터넷 소통위원장 등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친노 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이 고문의 출마로 인해 이번 경선에서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 현실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원내대표 선거 때의 '박지원 대 비(非) 박지원'구도처럼 이번 경선도 '이해찬 대 비 이해찬'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킨 기획자로 내가 가진 모든 경험과 능력을 제3기 민주 정부를 수립하는데 쏟겠다"며 정권 교체를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이 고문에 맞설 대항마로 지목되는 김한길 당선자는 이날 후보 등록 이후 첫 일성부터 이 고문과 각을 세웠다. 그는 "당 대표마저 미리 짜인 각본대로 뽑힌다면 국민 외면을 피할 수 없다"고 '이-박 연대'를 겨냥한 뒤 "특정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분파주의적 사고 대신 통합적 리더십으로 당의 역량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군도 저마다 정권교체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종걸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본군 괴뢰 관동군 소좌로 독립운동가 탄압에 앞장섰던 사람의 딸"이라며 독립지사 이회영 선생의 손자임을 부각시켰다.
강기정 의원은 "호남과 민주화 세력, 2040세대의 지지를 함께 만들어낼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고, 추미애 의원은 "내 탓, 네 탓할 겨를이 없다. 정파이익에 매몰되지 않는, 국민을 위한 당으로 돌려놓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20일부터 8명의 후보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합동토론회를 실시한다. 이어 다음달 9일 대의원(30%)과 당원 및 국민경선(70%)의 득표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당 대표를 선출하며 2~6위 득표자는 최고위원이 된다.
현재 6선의 이해찬 고문과 4선의 김한길 당선자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486세력의 지지를 받는 우상호 당선자와 유일한 여성 후보인 추미애 의원 외에도 '정세균계' 강기정 의원, '손학규계' 조정식 의원, '정동영계' 이종걸 의원 등 각 대선주자 진영의 후원을 받는 후보군이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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