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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위태로운 '한 지붕 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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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위태로운 '한 지붕 두 가족'

입력
2012.05.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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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14일 부정 경선 파문을 낳은 경쟁 부문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 총사퇴를 의결했다. 신당권파(비당권파)가 주도한 중앙위는 내달 말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도 통과시키고 이날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구당권파는 신당권파가 주도한 중앙위 의결에 대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당분간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가 주도권 대결을 하는 '한 지붕 두 가족'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13일 오후8시부터 14일 오전10시까지 912명의 중앙위원 가운데 545명이 참여한 전자투표에서 경쟁 부문 비례대표 총사퇴안을 포함한 당 혁신 결의안이 541명 찬성 의견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 구성안은 536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구당권파는 중앙위 전자투표를 보이콧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전 공동대표는 중앙위 표결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중앙위에서 구성된 '혁신 비상대책위'는 당 대표의 권한과 임무를 승계한다"며 "따라서 사무총국의 당직자 임면 권한은 비상대책위에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대표직 공식 사퇴를 선언한 뒤 강 비대위원장에게 전권을 넘겼다. 유 전 대표 등 신당권파는 앞서 열린 마지막 대표단 회의에서 중앙위 전자표결을 방해한 장원섭 사무총장(구당권파)을 해임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한 시간 내에 재창당 의지와 각오로 당이 거듭날 발판을 마련하겠다"면서 "수일 내로 비대위를 구성하되, 비대위에는 구당권파 인사뿐 아니라 당 밖의 인사들도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구당권파는 비상대책위 구성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중앙위 전자투표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으로 대응할 태세여서 이번 사태가 법정 공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당권파는 또 15일 열리는 당선자대회에서 김선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해 신당권파와 맞선다는 전략을 갖고 있어서 '이중 권력' 상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신당권파·구당권파로 표기합니다

통합진보당은 14일 중앙위원회 전자투표를 통해 비당권파가 주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당권파인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까지 사퇴함으로써 비대위는 당의 공식 지도부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본보는 비당권파를 '신당권파', 당권파를 '구당권파'로 각각 표기합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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