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의 산호섬 황옌다오(黃巖島ㆍ스카보러섬)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이 '경제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필리핀 라디오방송 dzMM은 14일 수출업체연합회(PEC)를 인용, "최근 상당수 업체가 중국 수입상들의 계약 취소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지오 오르티스 루이스 PEC 회장은 "중국이 필리핀산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일부 농산물의 통관을 거부한 이후 계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필리핀의 전체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라고 우려했다.
필리핀의 대중 수출은 3월 기준 6억4,200만달러를 기록, 필리핀 전체 수출의 14.9%를 차지했다. 각각 15.5%선인 미국과 일본보다는 작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27.8%나 늘어난 것이다. 홍콩까지 합하면 필리핀 전체 수출의 24%를 점유한다.
필리핀 업계는 중국의 조치가 과일류에 그치지 않고 필리핀산 전자제품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황옌다오를 포함한 남중국해 일부 해역에 대해 16일부터 두 달 반 동안을 휴어기로 설정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휴어기 설정과 관련, "중국 관할 해역에서 행정권을 행사한 것으로, 해양생물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 국가여유국은 필리핀을 관광 중인 자국민에게 16일까지 필리핀을 떠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인의 필리핀 여행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 해커들의 공세와 관련, 해당 부처에 사이버 보안 강화를 긴급 지시했다고 마닐라 스탠더드투데이 등 현지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최근 필리핀 환경부와 대통령실, 예산부 등 정부 부처 웹사이트의 해커 공격은 중국이 발원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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