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간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유럽축구의 향연이 막을 내렸다. 14일(이하 한국시간) 3대 빅리그(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의 승자와 패자가 모두 결정됐다. 마지막 1분까지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던 빅리그 드라마를 되짚어봤다.
'맨체스터 더비', '퍼펙트 지구방위대', '무패우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우승경쟁은 '맨체스터 더비'로 요약된다. 지역 라이벌 맨유에 항상 뒤처졌던 맨시티는 골득실 차(+8) 끝에 맨유를 따돌렸다. 38라운드 최종전 퀸즈파크 레인저스와 경기에서 인저리타임 때 승부를 뒤집으며 44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퍼펙트 지구방위대'를 자처하고 나섰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이라며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평가했다. 앙숙 바르셀로나를 따돌리고 4년 만에 정상을 밟은 레알 마드리드는 프리메라리가 최초로 승점 100점(32승4무2패)을 채우며 역대 최다승점 기록을 세웠고, 121골로 최다 득점 역사도 새로 썼다. 이탈리아의 세리에A에서는 '왕의 귀환'이 이뤄졌다. 유벤투스는 23승15무로 무패우승을 차지했다. 세리에A 역사상 1991~92 시즌 AC밀란 이후 두 번째로 무패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페루자는 1978~79 시즌 11승19무로 무패를 기록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벤투스는 2004~05, 2005~06 시즌 승부조작 사실이 알려진 뒤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승격 팀들의 반란
프리메라리가에서 '노란잠수함' 비야레알은 충격에 빠졌다. 9승14무15패(승점41)로 시즌을 마친 비야레알은 리그 18위로 강등이 결정되면서 12년 만에 세군다리그로 떨어졌다. 특히 비야레알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저력을 뽐냈던 구단이라 충격을 더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던 비야레알은 쥐세페 로시 등 간판 공격수가 부상당하는 악재가 겹쳐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시즌에 승격했던 빅리그 팀 중 세리에A의 노바라만 제외하고 모두 잔류한 점도 눈에 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볼턴, 블랙번, 울버햄턴, 프리메라리가는 비야레알, 스포르팅 히혼, 라싱 산탄데르, 세리에A는 레체, 노바라, 체세나가 강등됐다.
득점왕의 우승불운
올 시즌 빅리그 득점왕들은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로빈 판 페르시가 처음으로 골든부트(EPL 득점왕)을 손에 넣었다. 30골을 기록한 판 페르시는 2007~08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골ㆍ당시 맨유) 이후 처음으로 30골 이상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스널은 리그 3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스페인에서는 메시(바르셀로나)의 '원맨쇼'가 빛났다. 지난해 득점왕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46골)를 따돌리고 50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37경기 50골 금자탑은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경이적인 골 퍼레이드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메시 역시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가 28골을 넣으면서 3년 만에 득점왕에 올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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