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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vs "바람몰이"… 국산차·수입차 '분당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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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vs "바람몰이"… 국산차·수입차 '분당 大戰'

입력
2012.05.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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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경기 용인의 현대차 수지전시장. 어린이와 부모들로 전시장은 북새통이었다. 애니메이션 '로보캅 폴리'를 주제로 한 키즈 카페를 무료로 운영하면서 '폴리 전시장'이라 불리는 이 전시장은 매일 200∼300명의 방문객을 맞느라 눈 코 뜰 새 없다. 구철규 지점장은 "성남, 용인은 물론 수원, 오산 심지어 대구에서도 찾아 온다"며 "지난해 11월 약 132㎡(40평)로 문을 열었다 두 배로 확장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거세지는 수입차 바람이 분당 이남 지역으로 넘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지에 테마전시장 1호를 열었다"며 "카페 오픈 후 차 판매 실적이 5% 가량 늘 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 같은 날 분당구 서현동 '수입차 거리' 의 아우디 전시장. 아우디 공식 딜러 '위본모터스'가 500억 원 넘게 들여 지난달 문을 연 이 곳은 지상 4층, 지하 3층으로 국내 수입차 전시장 중 가장 큰 판매 및 서비스 복합 매장이다. 김진철 지점장은 "서울 강남, 서초와 분당은 시장 성장 속도가 더딘 반면 분당 주변의 '동(광주), 서(과천ㆍ의왕ㆍ안양ㆍ군포), 남(용인ㆍ수원ㆍ오산)'지역은 고객이 빠르고 늘고 있어 이들을 흡수 할 수 있는 중심지를 분당에 마련한 것"이라며 "이 주변에만 10개 브랜드가 전시장을 새로 내거나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와 수입 브랜드의 분당 전투가 치열하다.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 수입차 10만 대 판매(등록 대 수 기준)'를 돌파한 기세를 앞세워 분당 이남으로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수입차 브랜드와 텃밭을 내줄 수 없다는 현대ㆍ기아차의 대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판교신도시(7만7,000여 세대), 광교신도시(3만1,000여 세대), 동탄신도시(2만9,000여 세대) 등 분당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자리한 13만 여세대가 최근 입주를 시작한 점도 싸움의 열기를 높이고 있다.

실제 분당 주변 지역에 부는 수입차 바람은 거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등록 대 수를 전년과 비교했을 때, 의왕을 빼고는 분당 인근 지역 모두 두 자릿수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서울은 송파를 빼고는 강남ㆍ서초ㆍ중구 모두 하락세였다. 경기 분당도 정체(-0.6% 감소) 였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분당을 거점으로 삼아 전시장의 대형화, 복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점으로 꼽혀 온 정비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BMW의 공식 딜러 한독모터스가 지난해 9월 분당 궁내동에 마련한 전시장은 월 최소 3,000대 정비가 가능하다. 이승봉 지점장은 "그 동안 수입차 브랜드들이 공간 문제로 정비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며 "이 곳은 센터 내부 창고와 경기 이천의 국내 최대 규모 부품물류 센터까지 활용해 사고 차량도 이틀 정도면 출고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VIP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BMW 궁내동 전시장은 최근 전시장 2층에서 사진 강좌를 열었고, 프로골퍼로부터 원 포인트 레슨도 기획 중이다. 아우디 분당 전시장은 1층에 '딜리벌리(delivery) 룸'을 마련했다. 김진철 지점장은 "유럽처럼 가족, 친구와 함께 차를 살피고 새 차 주인이 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수입차에 비해 강점인 '접근성'을 무기로 수입차 바람 차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3월 분당 등 전국 7곳에 '수입차 비교시승 센터'를 열었다. 고객들은 BMW '5시리즈'등 6개 대표 수입차와 현대차를 직접 타 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 신규 고객 100명 중 6명은 수입차를 탔던 경험이 있다"라며 "비교 시승을 통해 국내 차로 갈아타는 고객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 전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엠버, 헨리, 로이 등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테마 전시장도 기획 중이다.

기아차는 이달 초 분당에 'K9 전용 라운지'를 만들었다. 서춘관 상무는 "수입차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고급차 컨셉에 맞춰 라운지도 고급스럽게 꾸몄다"며 "분당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저렴한 유지비 등 국산차의 장점을 고객이 느끼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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