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청이 도호쿠(東北)지역의 오다이야마모토(大平山元) 유적군을 사적지로 지정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共同)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유적군 인근에 과거 유물 날조로 논란이 된 또 다른 유적지가 있어 학계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문화청은 후기 구석시 시대부터 조몬(縄文)시대 초창기에 걸쳐 형성된 아오모리(青森)현 오다이야마모토 유적군을 사적지로 지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70년대 발굴을 시작한 이 유적군에서는 돌칼과 돌창 등 후기 구석기시대(3만~1만여년 전)의 특징을 갖춘 석기와 조몬토기 파편 및 화로 흔적 등이 출토됐다. 집단거주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토기 파편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1만6,500년 전의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학계의 시선은 미묘하다. 고고학자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 1981년 미야기(宮城)현 사사라기(座散乱木)유적에서 4만년 전 구석기 유물을 발굴했다고 발표하고 그것이 날조로 밝혀지면서 큰 소동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구석기 유물 출토 소식이 전해진 뒤 발굴 지역이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고 관련 내용이 교과에서 실렸지만, 후지무라가 유물을 미리 땅에 묻어놓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굴이 날조로 밝혀졌고 사적지 지정도 취소된 전력이 있다.
날조 사건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문화청은 이후 전문가검토위를 설치, 유물의 연대측정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쳤기 때문에 사적지 지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후지무라가 부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구석기 유물 날조를 주도했던 도호쿠구석기문화연구소가 조사에 관여하지 않아 날조 의혹이 없으며 오히려 이 문제로 인해 유적 심사를 강화했다는 주장이다.
문화청 관계자는 "날조된 유물 평가를 바꿀 수는 없지만 학술적인 평가가 인정된 유적은 적극적으로 사적으로 지정,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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